컨셉진 108호, 편집장 레터
누군가 미워질 때가 있나요?
저는 사람을 참 좋아합니다. 이런 이유로, 저처럼 평범한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독자분들과 나누고 싶어서 컨셉진을 10년 이상 만들고 있죠. 오랫동안 콘텐츠를 만들며 배우고 익힌 것들을 전하고 싶어 토요일마다 에디터 캠프라는 수업도 꾸준히 진행했고요. 친구들 생일이나 경조사를 챙기는 건 누구보다 자신 있습니다. 그들이 행복해하는 걸 보는 게 저의 행복이거든요. 저는 애초부터 타고나기를, ‘사람들은 모두 사랑스럽고, 세상은 더 좋은 쪽으로 나아갈 수 있다.’라고 믿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이런 저도 마음이 어두워질 때가 있었어요. 사람을 향해, 세상을 향해 내가 주는 것만큼 나에게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느꼈을 때였죠. 큰 브랜드의 일을 맡기 위해 열심히 준비한 기획안이 실패로 끝났을 때 실망감이 컸어요. 모든 일이 다 잘될 순 없다는 걸 알면서도 꼭 해내고 싶었고, 나름 잘 준비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이런 일에 비해 큰일은 아니지만 생일 때마다 축하와 선물을 건넨 친구가 제 생일을 그냥 지나칠 때도 참 속상했어요. 제가 그 친구를 좋아하는 만큼 더 서운했죠.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이런 일들을 몇 번씩 경험하면서 저도 조금씩 지쳐갔어요. 그래서 한때는 ‘세상을 그냥 어둡게 바라볼까? 사람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볼까?’ 생각도 했어요. 그럼 제가 받는 상처도 덜할 것 같았거든요.
결과적으로 저는 그게 잘 안되는 사람이더라고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잘 안될 수도 있으니, 미리 마음을 비우자고 생각하는 순간 일이 참 재미없게 느껴졌어요. 나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으니, 사람을 멀리하자고 마음먹어도 가족, 친구, 팀원 등 사람을 피해 살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고민 끝에 제가 선택한 건 ‘사랑’이었어요. 제 마음이 더 어두워지기 싫어서 조금 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기로 한 거예요. 내 기획안이 채택되지 않았지만, 이렇게 큰 브랜드에서 우리에게 기회를 준 것만으로도 우릴 인정한다는 의미니까, 그들에게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들의 프로젝트가 잘되길 바랐어요. 내 생일을 건너뛴 친구도 ‘요즘 육아도 하고, 직장도 옮기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며 사랑스러운 마음으로 바라보니 이해가 되었고요. 이렇게 제 마음에 사랑이 조금씩 커지자 갑자기 끼어드는 차를 향해 화를 내기보다 ‘아이고, 이분은 화장실이 너무 급한가 보다.’ 하고 웃어넘기는 여유도 생기더라고요.
사랑은 우리 마음이 너무 어두워지지 않게 밝히는 촛불이 아닐까 생각해요. 사랑을 켜면 보이지 않던 게 보이거든요. 그럼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고 웬만한 일은 이해할 수 있게 되죠.
저처럼 여러분이 살고 있는 세상이나, 여러분 주변의 누군가가 자꾸 미워진다면 우리 너무 어두워지기 전에 ‘사랑’이라는 마음속 촛불을 켜보는 건 어떨까요?
편집장 김경희
상품 일반정보
도서명 : 컨셉진
저자, 출판사 : 라이프 팩토리
크기 : A6
쪽수 : 230
제품구성 : 종이책
출간일 : 2012.08
ISBN 2288-8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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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진 108호, 편집장 레터
누군가 미워질 때가 있나요?
저는 사람을 참 좋아합니다. 이런 이유로, 저처럼 평범한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독자분들과 나누고 싶어서 컨셉진을 10년 이상 만들고 있죠. 오랫동안 콘텐츠를 만들며 배우고 익힌 것들을 전하고 싶어 토요일마다 에디터 캠프라는 수업도 꾸준히 진행했고요. 친구들 생일이나 경조사를 챙기는 건 누구보다 자신 있습니다. 그들이 행복해하는 걸 보는 게 저의 행복이거든요. 저는 애초부터 타고나기를, ‘사람들은 모두 사랑스럽고, 세상은 더 좋은 쪽으로 나아갈 수 있다.’라고 믿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이런 저도 마음이 어두워질 때가 있었어요. 사람을 향해, 세상을 향해 내가 주는 것만큼 나에게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느꼈을 때였죠. 큰 브랜드의 일을 맡기 위해 열심히 준비한 기획안이 실패로 끝났을 때 실망감이 컸어요. 모든 일이 다 잘될 순 없다는 걸 알면서도 꼭 해내고 싶었고, 나름 잘 준비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이런 일에 비해 큰일은 아니지만 생일 때마다 축하와 선물을 건넨 친구가 제 생일을 그냥 지나칠 때도 참 속상했어요. 제가 그 친구를 좋아하는 만큼 더 서운했죠.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이런 일들을 몇 번씩 경험하면서 저도 조금씩 지쳐갔어요. 그래서 한때는 ‘세상을 그냥 어둡게 바라볼까? 사람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볼까?’ 생각도 했어요. 그럼 제가 받는 상처도 덜할 것 같았거든요.
결과적으로 저는 그게 잘 안되는 사람이더라고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잘 안될 수도 있으니, 미리 마음을 비우자고 생각하는 순간 일이 참 재미없게 느껴졌어요. 나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으니, 사람을 멀리하자고 마음먹어도 가족, 친구, 팀원 등 사람을 피해 살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고민 끝에 제가 선택한 건 ‘사랑’이었어요. 제 마음이 더 어두워지기 싫어서 조금 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기로 한 거예요. 내 기획안이 채택되지 않았지만, 이렇게 큰 브랜드에서 우리에게 기회를 준 것만으로도 우릴 인정한다는 의미니까, 그들에게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들의 프로젝트가 잘되길 바랐어요. 내 생일을 건너뛴 친구도 ‘요즘 육아도 하고, 직장도 옮기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며 사랑스러운 마음으로 바라보니 이해가 되었고요. 이렇게 제 마음에 사랑이 조금씩 커지자 갑자기 끼어드는 차를 향해 화를 내기보다 ‘아이고, 이분은 화장실이 너무 급한가 보다.’ 하고 웃어넘기는 여유도 생기더라고요.
사랑은 우리 마음이 너무 어두워지지 않게 밝히는 촛불이 아닐까 생각해요. 사랑을 켜면 보이지 않던 게 보이거든요. 그럼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고 웬만한 일은 이해할 수 있게 되죠.
저처럼 여러분이 살고 있는 세상이나, 여러분 주변의 누군가가 자꾸 미워진다면 우리 너무 어두워지기 전에 ‘사랑’이라는 마음속 촛불을 켜보는 건 어떨까요?
편집장 김경희
상품 일반정보
도서명 : 컨셉진
저자, 출판사 : 라이프 팩토리
크기 : A6
쪽수 : 230
제품구성 : 종이책
출간일 : 2012.08
ISBN 2288-8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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