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셉진 124호, 편집장 레터
3개월 전, 미션캠프에 20대 후반의 디자이너가 입사했습니다. 그녀의 취미는 등산인데요. 매주 혼자서 지방 곳곳으로 등산하러 다닐 정도로 산을 좋아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그녀의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순수하게 궁금한 마음이 들어 등산이 왜 좋은지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취업 문제, 인간관계 등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던 때가 있었는데요. 그때 답답한 마음에 무작정 어디든 떠나고 싶었고 그렇게 한겨울 치악산 등반을 하게 됐어요. 등산 초반에는 고민이 머릿속을 가득 채워서 마음이 무거운데요. 정상을 향해 계속해서 나아가다 보면 체력적으로 힘들어지니까 고민이 점점 밀려나고 한 걸음씩 내딛는 데 집중하게 돼요. 그러다 잠깐 뒤를 돌아보면 저 멀리 작아져 있는 마을과 웅장한 산 능선이 보이는데 뭔가 해냈다는 성취감과 뿌듯함이 느껴지고,처음 가졌던 고민이 생각보다 별거 아니었다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이 말을 들으니, 등산이 너무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미션캠프 팀원들과 함께 그녀를 따라 등산을 가보자고 했죠. 놀랍게도 팀원 대부분이 등산을 종종 하고 있더라고요. 예전에는 어른들이 좋아하는 문화라고 생각했는데…, 제 주변에도 이렇게 등산하는 친구들이 많은 걸 보니 등산이 MZ들에게 힙한 문화라는 게 그제야 실감났습니다.
4월 19일, 시간이 맞는 팀원들과 함께 관악산을 올랐습니다. 어릴 적 동네 뒷산에 있는 약수터에 다녀오던 걸 제외하면 제대로 하는 등산은 처음이라, 저는 마냥 설레는 마음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팀원들과 함께 등산한다는 게 신이 나 한껏 들떠있었죠. 하지만 산을 오를수록 점점 웃음기가 사라지고 말수가 줄었습니다. 첫 등산인 제 수준에 맞춰 가장 쉬운 코스를 골랐다던데…, 이게 쉬운 코스가 맞는지, 그리고 얼마나 남았는지 재차 질문했습니다.
평소 운동량이 없던 저는 중간에 머리가 ‘핑-’ 하고 돌면서 현기증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팀원들이 제 속도에 맞춰 중간중간 멈추며 제 컨디션을 살펴줬고요. 체감상 끝없는 계단을 오르다 결국, 3분의 2 지점에 이르러서는 제 입에서 이 말이 터져 나왔습니다.
“아 XX, 이 힘든 것도 했는데 못 할 게 뭐야!”
정말 그랬습니다. 몸이 힘드니 머릿속 고민이 자연스레 사라졌고, 이 힘든 것도 참고 해냈는데, 못 할 게 뭐가 있을까 싶더라고요. 비로소 다들 왜 그렇게 등산이 좋다고 하는지 알게 됐고,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문화라는 확신이 들어 바로 다음 날 팀원들에게 제안했습니다. 우리 다음 호 주제를 ‘등산’으로 하자고. 그리고 독자분들에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었습니다.
“고민이 있을 땐 산에 한번 가보세요!”
편집장 김경희
상품 일반정보
도서명 : 컨셉진
저자, 출판사 : 라이프 팩토리
크기 : A6
쪽수 : 288
제품구성 : 종이책
출간일 : 2012.08
ISBN 2288-8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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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진 124호, 편집장 레터
3개월 전, 미션캠프에 20대 후반의 디자이너가 입사했습니다. 그녀의 취미는 등산인데요. 매주 혼자서 지방 곳곳으로 등산하러 다닐 정도로 산을 좋아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그녀의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순수하게 궁금한 마음이 들어 등산이 왜 좋은지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취업 문제, 인간관계 등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던 때가 있었는데요. 그때 답답한 마음에 무작정 어디든 떠나고 싶었고 그렇게 한겨울 치악산 등반을 하게 됐어요. 등산 초반에는 고민이 머릿속을 가득 채워서 마음이 무거운데요. 정상을 향해 계속해서 나아가다 보면 체력적으로 힘들어지니까 고민이 점점 밀려나고 한 걸음씩 내딛는 데 집중하게 돼요. 그러다 잠깐 뒤를 돌아보면 저 멀리 작아져 있는 마을과 웅장한 산 능선이 보이는데 뭔가 해냈다는 성취감과 뿌듯함이 느껴지고,처음 가졌던 고민이 생각보다 별거 아니었다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이 말을 들으니, 등산이 너무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미션캠프 팀원들과 함께 그녀를 따라 등산을 가보자고 했죠. 놀랍게도 팀원 대부분이 등산을 종종 하고 있더라고요. 예전에는 어른들이 좋아하는 문화라고 생각했는데…, 제 주변에도 이렇게 등산하는 친구들이 많은 걸 보니 등산이 MZ들에게 힙한 문화라는 게 그제야 실감났습니다.
4월 19일, 시간이 맞는 팀원들과 함께 관악산을 올랐습니다. 어릴 적 동네 뒷산에 있는 약수터에 다녀오던 걸 제외하면 제대로 하는 등산은 처음이라, 저는 마냥 설레는 마음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팀원들과 함께 등산한다는 게 신이 나 한껏 들떠있었죠. 하지만 산을 오를수록 점점 웃음기가 사라지고 말수가 줄었습니다. 첫 등산인 제 수준에 맞춰 가장 쉬운 코스를 골랐다던데…, 이게 쉬운 코스가 맞는지, 그리고 얼마나 남았는지 재차 질문했습니다.
평소 운동량이 없던 저는 중간에 머리가 ‘핑-’ 하고 돌면서 현기증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팀원들이 제 속도에 맞춰 중간중간 멈추며 제 컨디션을 살펴줬고요. 체감상 끝없는 계단을 오르다 결국, 3분의 2 지점에 이르러서는 제 입에서 이 말이 터져 나왔습니다.
“아 XX, 이 힘든 것도 했는데 못 할 게 뭐야!”
정말 그랬습니다. 몸이 힘드니 머릿속 고민이 자연스레 사라졌고, 이 힘든 것도 참고 해냈는데, 못 할 게 뭐가 있을까 싶더라고요. 비로소 다들 왜 그렇게 등산이 좋다고 하는지 알게 됐고,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문화라는 확신이 들어 바로 다음 날 팀원들에게 제안했습니다. 우리 다음 호 주제를 ‘등산’으로 하자고. 그리고 독자분들에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었습니다.
“고민이 있을 땐 산에 한번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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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일반정보
도서명 : 컨셉진
저자, 출판사 : 라이프 팩토리
크기 : A6
쪽수 : 288
제품구성 : 종이책
출간일 : 2012.08
ISBN 2288-8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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