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76 당신을 일기를 쓰고 있나요?
EDITOR'S LETTER
오랜만에 책상을 정리하다 서랍 속 깊은 곳에서 4년 전 일기장을 발견했습니다. 사실 발견이라는 표현은 너무 거창합니다. 일기장은 계속 그 자리에 있었고 저는 그동안 몇 번이고 이 녀석을 마주해 왔으니까요. 그럴 때마다 겨우 4년 전 일들이 기억나지 않을 리 없다는 은근한 자신감으로 애써 외면하곤 했습니다. 스마트폰을 보는 것도, 책을 읽는 것도 꽤나 지겹던 어느 겨울밤, 제 일기장의 첫 장을 넘겼습니다. 겨우 4년 전인데 제가 그때 이런 고민과 감정을 가졌다는 걸 잊고 있었더군요.
“이니스프리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일주일간 중국 내몽고로 출장을 다녀왔다. 함께 간 포토그래퍼 실장님은 물론, 대학생 기자단 친구들까지 영어가 능숙했다. 여기저기서 편집장님이라고 불러주는데, 나만 영어가 안된다. 영어 안내를 못 알아듣고 집합 시간을 잘못 맞춰 나갔다. 부끄럽다.”
4년이 지난 제 일기장의 한 구절입니다. 이 일을 하며 첫 해외출장을 다녀왔던 터라 지금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니 당시의 부끄러움과 고민은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모든 게 아름답게만 남았죠. 이번 호 주제로 ‘일기’를 선택한 이유는 지나간 기억과 감정을 제대로 돌아보기 위함이었습니다. 시간은 모든 것을 미화해버리곤 하니까요. 문득, 지금 내가 기억하는 내 삶이 진짜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브랜드 인터뷰를 마치고, 올라이트 매장에서 노트 한 권을 구매해 다시 한번 일기 쓰기에 도전했습니다.
“짧은 일정 안에서 양질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너무나 숨이 막힌다.”
저는 이 구절을 적을 때쯤 잠시 펜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말 일정이 짧은 게 문제였을까? 내가 좀 더 시간을 잘 쓸 수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사실 일정이 짧은 만큼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는데, 답답한 마음에 멍하니 시간을 보낸 적도 많았거든요.
그동안 저는 지난 삶을 돌아보기 위해서 일기를 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랜만에 쓴 일기장에서 제가 새롭게 발견한 건 ‘일기를 쓰는 동안만큼은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1인칭 시점으로 살아갑니다. 나의 계획도, 감정도 따지고 보면 모두 나의 시각일 뿐이죠. 하지만 일기를 쓸 때만큼은 나를 3인칭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괴로울 때도 있지만 내 삶에 감사한 일은 없는지, 화가 날 때도 내가 반성할 건 없는지…. 마치 영화 속 등장인물 한 명을 스크린 밖에서 평가하듯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이제 제게 일기 쓰기는 ‘3인칭으로 나를 바라보는 일’입니다. 일기를 통해 오늘의 나는 뭘 잘했고, 뭐가 부족했고, 그래서 뭐를 보완하면 좋을지, 나의 하루를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편집장 김경희
상품 일반정보
도서명 : 컨셉진
저자, 출판사 : 라이프 팩토리
크기 : A6
쪽수 : 230
제품구성 : 종이책
출간일 : 2012.08
ISBN 2288-8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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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76 당신을 일기를 쓰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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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책상을 정리하다 서랍 속 깊은 곳에서 4년 전 일기장을 발견했습니다. 사실 발견이라는 표현은 너무 거창합니다. 일기장은 계속 그 자리에 있었고 저는 그동안 몇 번이고 이 녀석을 마주해 왔으니까요. 그럴 때마다 겨우 4년 전 일들이 기억나지 않을 리 없다는 은근한 자신감으로 애써 외면하곤 했습니다. 스마트폰을 보는 것도, 책을 읽는 것도 꽤나 지겹던 어느 겨울밤, 제 일기장의 첫 장을 넘겼습니다. 겨우 4년 전인데 제가 그때 이런 고민과 감정을 가졌다는 걸 잊고 있었더군요.
“이니스프리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일주일간 중국 내몽고로 출장을 다녀왔다. 함께 간 포토그래퍼 실장님은 물론, 대학생 기자단 친구들까지 영어가 능숙했다. 여기저기서 편집장님이라고 불러주는데, 나만 영어가 안된다. 영어 안내를 못 알아듣고 집합 시간을 잘못 맞춰 나갔다. 부끄럽다.”
4년이 지난 제 일기장의 한 구절입니다. 이 일을 하며 첫 해외출장을 다녀왔던 터라 지금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니 당시의 부끄러움과 고민은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모든 게 아름답게만 남았죠. 이번 호 주제로 ‘일기’를 선택한 이유는 지나간 기억과 감정을 제대로 돌아보기 위함이었습니다. 시간은 모든 것을 미화해버리곤 하니까요. 문득, 지금 내가 기억하는 내 삶이 진짜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브랜드 인터뷰를 마치고, 올라이트 매장에서 노트 한 권을 구매해 다시 한번 일기 쓰기에 도전했습니다.
“짧은 일정 안에서 양질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너무나 숨이 막힌다.”
저는 이 구절을 적을 때쯤 잠시 펜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말 일정이 짧은 게 문제였을까? 내가 좀 더 시간을 잘 쓸 수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사실 일정이 짧은 만큼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는데, 답답한 마음에 멍하니 시간을 보낸 적도 많았거든요.
그동안 저는 지난 삶을 돌아보기 위해서 일기를 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랜만에 쓴 일기장에서 제가 새롭게 발견한 건 ‘일기를 쓰는 동안만큼은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1인칭 시점으로 살아갑니다. 나의 계획도, 감정도 따지고 보면 모두 나의 시각일 뿐이죠. 하지만 일기를 쓸 때만큼은 나를 3인칭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괴로울 때도 있지만 내 삶에 감사한 일은 없는지, 화가 날 때도 내가 반성할 건 없는지…. 마치 영화 속 등장인물 한 명을 스크린 밖에서 평가하듯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이제 제게 일기 쓰기는 ‘3인칭으로 나를 바라보는 일’입니다. 일기를 통해 오늘의 나는 뭘 잘했고, 뭐가 부족했고, 그래서 뭐를 보완하면 좋을지, 나의 하루를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편집장 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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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컨셉진
저자, 출판사 : 라이프 팩토리
크기 : A6
쪽수 : 230
제품구성 : 종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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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2288-8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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