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포인트’를 아시나요?
파리바게뜨, 베스킨라빈스, 던킨, 파스쿠찌 등의 브랜드에서 최소 1,000원 이상 결제 시 적립할 수 있고, 100P 이상 보유 시 사용 가능한 포인트인데요. 평소 파리바게뜨를 자주 이용하는 분에겐 익숙한 단어일 거예요. 결제할 때마다 점원이 “해피포인트 적립하시나요?” 하고 물어봤을 테니까요. 저는고등학생 때부터 습관적으로 적립해왔던 것 같은데, 이 포인트를 실제로 사용해본 적은 한 번도 없더라고요. ‘추억’을 주제로 이번 호를 만들면서, 저는추억이 마치 해피포인트와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꾸준히 적립하지만, 사용하지 않아 결국 소멸되어버리는 포인트 말이죠.
며칠 전, 컨셉진에서 2년간 함께 일했던 정세정 에디터를 만났습니다. 마케팅 회사로 이직한 후 기획자로 일한 지 벌써 3년이 되었다는 그녀와 서로의근황에 대해 얘기하다 (언제나 그렇듯) 함께했던 시절의 추억들을 하나둘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입사 첫 날, (포토그래퍼 조부님의 별세로 인해) 미리 준비된 명함과 카메라 하나 들고 혼자 산책 기사 취재를 다녀와야 했던 일. 약속이 없던 금요일저녁 시간, 나에게 먼저 “편집장님! 저랑 선유도로 산책 가실래요?”라며 데이트 신청을 했던 일. 다른 에디터의 촬영을 위해 소품 만드는 걸 도와주느라새벽 2시까지 집에 못 갔던 일. 컨셉진 ‘소풍’ 편의 행사로 독자분들과의 소풍 시간을 갖기 위해 팀원 전원이 주말 아침부터 모여 도시락을 쌌던 일….
이 일들을 가끔씩 떠올리면서 웃곤 한다고 서로의 이야기에 맞장구를 쳤죠. 그런데 이렇게 옛날 일을 추억하며 얘기하다 보니, 제가 까맣게 잊고 있던일까지 소환되더라고요.
언젠가 한번은 그녀와 둘이 밤늦게까지 일하다, 너무 피곤해서 “세정님, 우리 이만 들어가고 대신 내일 2시간만 일찍 나올까요? 못 나온 사람 벌금내기!”라며 제안했던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다음 날, 이 친구가 약속한 시간에 안 나온 거예요. 회사 막내가 편집장과의 내기를, 아니 약속을 안 지킨상황인 거죠(웃음). 그때 민망한 얼굴로 샌드위치를 사서 들어온 그녀를 보고 엄청 웃으며 놀렸는데, 제가 이 일을 완전히 잊고 있었지 뭐예요. 이친구가 꺼내주지 않았다면 제 기억에서 소멸되어버렸을지도 몰라요. 내 삶의 소중한 일부분인데, 머릿속에서 영원히 지워질 뻔했다고 생각하니아찔하더라고요.
우리는 평소에 습관처럼 포인트 적립을 하지만, 정작 포인트가 얼마나 모였나 관심 갖고 들여다보거나 사용하지는 않아요. 추억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하루하루 살며 일어나는 일들을 추억이란 이름으로 적립하고, 심지어 적립이 잘못될까 싶어 매일같이 사진도 찍어 기록하지만, 정작 수시로 꺼내보면서추억하는 일은 드물죠. 이렇게 적립만 하다가는 우리의 추억도 포인트처럼 어느 날을 기점으로 모두 소멸되어버릴 거예요. 그런데도, 계속 적립만 하실건가요?
이번 한 달은 컨셉진과 함께 내 추억이 얼마나 적립되었는지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편집장 김경희
상품 일반정보
도서명 : 컨셉진
저자, 출판사 : 라이프 팩토리
크기 : A6
쪽수 : 230
제품구성 : 종이책
출간일 : 2012.08
ISBN 2288-8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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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포인트’를 아시나요?
파리바게뜨, 베스킨라빈스, 던킨, 파스쿠찌 등의 브랜드에서 최소 1,000원 이상 결제 시 적립할 수 있고, 100P 이상 보유 시 사용 가능한 포인트인데요. 평소 파리바게뜨를 자주 이용하는 분에겐 익숙한 단어일 거예요. 결제할 때마다 점원이 “해피포인트 적립하시나요?” 하고 물어봤을 테니까요. 저는고등학생 때부터 습관적으로 적립해왔던 것 같은데, 이 포인트를 실제로 사용해본 적은 한 번도 없더라고요. ‘추억’을 주제로 이번 호를 만들면서, 저는추억이 마치 해피포인트와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꾸준히 적립하지만, 사용하지 않아 결국 소멸되어버리는 포인트 말이죠.
며칠 전, 컨셉진에서 2년간 함께 일했던 정세정 에디터를 만났습니다. 마케팅 회사로 이직한 후 기획자로 일한 지 벌써 3년이 되었다는 그녀와 서로의근황에 대해 얘기하다 (언제나 그렇듯) 함께했던 시절의 추억들을 하나둘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입사 첫 날, (포토그래퍼 조부님의 별세로 인해) 미리 준비된 명함과 카메라 하나 들고 혼자 산책 기사 취재를 다녀와야 했던 일. 약속이 없던 금요일저녁 시간, 나에게 먼저 “편집장님! 저랑 선유도로 산책 가실래요?”라며 데이트 신청을 했던 일. 다른 에디터의 촬영을 위해 소품 만드는 걸 도와주느라새벽 2시까지 집에 못 갔던 일. 컨셉진 ‘소풍’ 편의 행사로 독자분들과의 소풍 시간을 갖기 위해 팀원 전원이 주말 아침부터 모여 도시락을 쌌던 일….
이 일들을 가끔씩 떠올리면서 웃곤 한다고 서로의 이야기에 맞장구를 쳤죠. 그런데 이렇게 옛날 일을 추억하며 얘기하다 보니, 제가 까맣게 잊고 있던일까지 소환되더라고요.
언젠가 한번은 그녀와 둘이 밤늦게까지 일하다, 너무 피곤해서 “세정님, 우리 이만 들어가고 대신 내일 2시간만 일찍 나올까요? 못 나온 사람 벌금내기!”라며 제안했던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다음 날, 이 친구가 약속한 시간에 안 나온 거예요. 회사 막내가 편집장과의 내기를, 아니 약속을 안 지킨상황인 거죠(웃음). 그때 민망한 얼굴로 샌드위치를 사서 들어온 그녀를 보고 엄청 웃으며 놀렸는데, 제가 이 일을 완전히 잊고 있었지 뭐예요. 이친구가 꺼내주지 않았다면 제 기억에서 소멸되어버렸을지도 몰라요. 내 삶의 소중한 일부분인데, 머릿속에서 영원히 지워질 뻔했다고 생각하니아찔하더라고요.
우리는 평소에 습관처럼 포인트 적립을 하지만, 정작 포인트가 얼마나 모였나 관심 갖고 들여다보거나 사용하지는 않아요. 추억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하루하루 살며 일어나는 일들을 추억이란 이름으로 적립하고, 심지어 적립이 잘못될까 싶어 매일같이 사진도 찍어 기록하지만, 정작 수시로 꺼내보면서추억하는 일은 드물죠. 이렇게 적립만 하다가는 우리의 추억도 포인트처럼 어느 날을 기점으로 모두 소멸되어버릴 거예요. 그런데도, 계속 적립만 하실건가요?
이번 한 달은 컨셉진과 함께 내 추억이 얼마나 적립되었는지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편집장 김경희
상품 일반정보
도서명 : 컨셉진
저자, 출판사 : 라이프 팩토리
크기 : A6
쪽수 : 230
제품구성 : 종이책
출간일 : 2012.08
ISBN 2288-8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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