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 퇴근 후에 시간 괜찮으세요?”
몇 년 전, 함께 일하던 에디터 A가 보내온 메시지였습니다. 제가 정말 아끼던 팀원이라, 이 메시지를 받고 덜컥 겁이 났습니다. 보통 이런 얘기를 꺼내는 경우는 퇴사하겠다는 내용이 대부분이거든요. 저녁에 커피 한잔하자는 약속을 잡고, 퇴근 시간을 기다리면서 수만 가지 생각이 오갔습니다. ‘내가 많이 의지하던 친구가 떠난다니…. 갑자기 왜 그러지? 무슨 일 있나? 아… 조금만 더 함께해주지. 잡아볼까?’
드디어, 퇴근 시간. 사무실 근처 카페 구석 자리를 잡고 마주 앉았습니다. 한참을 머뭇거리던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꺼냈습니다. “편집장님이 다른 팀원들 앞에서 저 글 못 쓴다고 놀리실 때마다 너무 창피하고, 팀원들이 정말 저를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 제가 자꾸 작아져요….” 헉. 생각지도 못한 얘기에 잠시 말을 잃었습니다. ‘내가 그랬다고…?’ 기억을 더듬어보니, 정말 그랬습니다.
에디터 A는 신입으로 입사한 지 얼마 안 돼 글 쓰는 건 조금 서툴지만, 기획이나 비주얼을 만들어내는 능력만큼은 타고난 친구였습니다. 그런 그녀가 가끔 글 잘 쓰는 선배 에디터를 부러워할 때마다 저는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에 “글 좀 못 쓰면 어때~ A 님은 기획을 잘하잖아!” 하며 독려한 건데, 이 친구에겐 기죽이는 말이 되었던 모양입니다. 팀원들에게 ‘글 못 쓰는’ 에디터로 각인된 것 같다는 A는 몇 차례 반복되는 저의 행동에 상처를 받았고, 팀원들 앞에서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부탁했습니다. 저의 말 때문에 너무 속상했다며 우는 A에게 어찌나 미안하던지…. 나의 말이 그렇게 느껴졌는지 몰랐다며 제 말의 의도를 전했고, 어쨌든 저로 인해 상처받은 A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 사과했습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며 약속도 했고요.
부끄럽고 미안한 감정이 가라앉자 ‘아, 그래도 떠난다는 말이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다.’ 하며 안도감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A에게 너무 고마웠죠. 자신의 이런 마음을 저에게 표현하지 않았다면, 혼자 끙끙대다 ‘말해봤자 달라지겠어?’ 하며 단념해버렸다면, 제가 저의 잘못을 뉘우칠 기회도, 사과할 기회도, 또 이 친구와 함께 오래 일할 기회마저 없었을 테니까요. 에디터 A는 진심으로 저와 회사를 좋아했고, 그랬기 때문에 더 나은 상황을 위해 기회를 준 것이었습니다.
표현이란, 상대방에게 주는 기회가 아닐까요? 기대하지 않는 이에겐 어떠한 서운함도, 아쉬움도, 표현하지 않잖아요. 누군가 당신에게 감정을 표현했다면, 기회가 온 거니 고마운 일입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표현을 잘 하고 있나요? 혹은 표현을 많이 받고 있나요? 우리 모두 많이 표현하고, 표현 받는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편집장 김경희



















상품 일반정보
도서명 : 컨셉진
저자, 출판사 : 라이프 팩토리
크기 : A6
쪽수 : 230
제품구성 : 종이책
출간일 : 2012.08
ISBN 2288-8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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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 퇴근 후에 시간 괜찮으세요?”
몇 년 전, 함께 일하던 에디터 A가 보내온 메시지였습니다. 제가 정말 아끼던 팀원이라, 이 메시지를 받고 덜컥 겁이 났습니다. 보통 이런 얘기를 꺼내는 경우는 퇴사하겠다는 내용이 대부분이거든요. 저녁에 커피 한잔하자는 약속을 잡고, 퇴근 시간을 기다리면서 수만 가지 생각이 오갔습니다. ‘내가 많이 의지하던 친구가 떠난다니…. 갑자기 왜 그러지? 무슨 일 있나? 아… 조금만 더 함께해주지. 잡아볼까?’
드디어, 퇴근 시간. 사무실 근처 카페 구석 자리를 잡고 마주 앉았습니다. 한참을 머뭇거리던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꺼냈습니다. “편집장님이 다른 팀원들 앞에서 저 글 못 쓴다고 놀리실 때마다 너무 창피하고, 팀원들이 정말 저를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 제가 자꾸 작아져요….” 헉. 생각지도 못한 얘기에 잠시 말을 잃었습니다. ‘내가 그랬다고…?’ 기억을 더듬어보니, 정말 그랬습니다.
에디터 A는 신입으로 입사한 지 얼마 안 돼 글 쓰는 건 조금 서툴지만, 기획이나 비주얼을 만들어내는 능력만큼은 타고난 친구였습니다. 그런 그녀가 가끔 글 잘 쓰는 선배 에디터를 부러워할 때마다 저는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에 “글 좀 못 쓰면 어때~ A 님은 기획을 잘하잖아!” 하며 독려한 건데, 이 친구에겐 기죽이는 말이 되었던 모양입니다. 팀원들에게 ‘글 못 쓰는’ 에디터로 각인된 것 같다는 A는 몇 차례 반복되는 저의 행동에 상처를 받았고, 팀원들 앞에서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부탁했습니다. 저의 말 때문에 너무 속상했다며 우는 A에게 어찌나 미안하던지…. 나의 말이 그렇게 느껴졌는지 몰랐다며 제 말의 의도를 전했고, 어쨌든 저로 인해 상처받은 A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 사과했습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며 약속도 했고요.
부끄럽고 미안한 감정이 가라앉자 ‘아, 그래도 떠난다는 말이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다.’ 하며 안도감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A에게 너무 고마웠죠. 자신의 이런 마음을 저에게 표현하지 않았다면, 혼자 끙끙대다 ‘말해봤자 달라지겠어?’ 하며 단념해버렸다면, 제가 저의 잘못을 뉘우칠 기회도, 사과할 기회도, 또 이 친구와 함께 오래 일할 기회마저 없었을 테니까요. 에디터 A는 진심으로 저와 회사를 좋아했고, 그랬기 때문에 더 나은 상황을 위해 기회를 준 것이었습니다.
표현이란, 상대방에게 주는 기회가 아닐까요? 기대하지 않는 이에겐 어떠한 서운함도, 아쉬움도, 표현하지 않잖아요. 누군가 당신에게 감정을 표현했다면, 기회가 온 거니 고마운 일입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표현을 잘 하고 있나요? 혹은 표현을 많이 받고 있나요? 우리 모두 많이 표현하고, 표현 받는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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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컨셉진
저자, 출판사 : 라이프 팩토리
크기 : A6
쪽수 : 230
제품구성 : 종이책
출간일 : 2012.08
ISBN 2288-8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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