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셉진 126호, 편집장 레터
저는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많이 보는 사람입니다. 회의 시간엔 내가 꺼낸 이야기에 누군가의 표정이 굳지는 않는지, 점심시간엔 유독 입맛 없어 보이는 사람은 없는지, 주말에 친구를 만나서는 친구의 오늘 컨디션이 괜찮은지 유심히 관찰하며 그들의 감정 변화를 빠르게 알아차리려 노력하죠. 예민한 성격 탓에 불편한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고, 괜한 책임감에 가족이나 친구, 회사의 분위기가 저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가끔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길 때면, 내 기분이 어떤지는 뒤로하고, 언제나 상대의 기분을 먼저 살폈습니다.
유독 이 사람, 저 사람의 기분을 살피며 신경을 많이 쓴 날에는 홀로 괴로운 밤을 보내야 했습니다. 마음에 무거운 덩어리가 내려앉은 탓에 가슴을 잔뜩 웅크린 자세로 잠들곤 했죠. 이제서야 돌아보니, ‘오늘 하루 나는 어떤 감정이었을까? 나는 지금 왜 이런 마음이 드는 걸까? 나, 이대로 정말 괜찮은 걸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볼 생각은 못 했던 것 같아요. 타인의 감정 변화에는 누구보다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정작 나 자신에게는 무심했던 시간이 쌓여갔던 거예요.
그러던 제가 얼마 전부터 명상을 시작하고 나서 조금 달라졌습니다. 명상은 나 자신에게 처음으로 “지금 너는 어때?”라고 물어봐 준 시간이었어요. 오늘 어떤 상황이 불편했는지, 내가 왜 그 말에 기분이 상했는지, 어떤 감정을 꾹 눌러 참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잠시 멈추어 내 생각과 감정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시간이었죠.
이 시간 덕분에 제 마음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됐어요. 어떤 날은 정말 아무 일도 아닌데 괜히 기분만 다운됐었다는 걸, 어떤 날은 누군가에게 굉장히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사실 그 속엔 서운한 감정도 함께 있었다는 걸…. 쌓여있던 생각과 감정에 귀 기울인 뒤에야 발견한 감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수시로 내 감정의 표정을 관찰하는 연습을 합니다. 생각지 못한 상황에 언짢은 마음이 들지는 않았는지, 누군가 내 불편한 마음을 알아채길 바라고 있진 않은지.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내 눈치를 살피는 거죠.
우리는 늘 타인을 이해하려고 애씁니다. 하지만 그만큼 나를 이해하려 애써본 적은 얼마나 될까요? 명상은 고요히 내 감정의 표정을 관찰하는 일이었습니다. 이 조용한 배려를 통해서야 비로소 내가 나에게도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겠더라고요.
오늘도 누군가의 기분을 맞추느라 내 마음을 놓치고 있진 않나요? 명상을 통해 당신이 당신에게 따뜻해지기를 바랍니다. 지금 이 순간, 가장 신경 써야 할 사람은 바로 ‘당신’이니까요.
편집장 김경희
상품 일반정보
도서명 : 컨셉진
저자, 출판사 : 라이프 팩토리
크기 : A6
쪽수 : 290
제품구성 : 종이책
출간일 : 2012.08
ISBN 2288-8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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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진 126호, 편집장 레터
저는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많이 보는 사람입니다. 회의 시간엔 내가 꺼낸 이야기에 누군가의 표정이 굳지는 않는지, 점심시간엔 유독 입맛 없어 보이는 사람은 없는지, 주말에 친구를 만나서는 친구의 오늘 컨디션이 괜찮은지 유심히 관찰하며 그들의 감정 변화를 빠르게 알아차리려 노력하죠. 예민한 성격 탓에 불편한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고, 괜한 책임감에 가족이나 친구, 회사의 분위기가 저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가끔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길 때면, 내 기분이 어떤지는 뒤로하고, 언제나 상대의 기분을 먼저 살폈습니다.
유독 이 사람, 저 사람의 기분을 살피며 신경을 많이 쓴 날에는 홀로 괴로운 밤을 보내야 했습니다. 마음에 무거운 덩어리가 내려앉은 탓에 가슴을 잔뜩 웅크린 자세로 잠들곤 했죠. 이제서야 돌아보니, ‘오늘 하루 나는 어떤 감정이었을까? 나는 지금 왜 이런 마음이 드는 걸까? 나, 이대로 정말 괜찮은 걸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볼 생각은 못 했던 것 같아요. 타인의 감정 변화에는 누구보다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정작 나 자신에게는 무심했던 시간이 쌓여갔던 거예요.
그러던 제가 얼마 전부터 명상을 시작하고 나서 조금 달라졌습니다. 명상은 나 자신에게 처음으로 “지금 너는 어때?”라고 물어봐 준 시간이었어요. 오늘 어떤 상황이 불편했는지, 내가 왜 그 말에 기분이 상했는지, 어떤 감정을 꾹 눌러 참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잠시 멈추어 내 생각과 감정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시간이었죠.
이 시간 덕분에 제 마음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됐어요. 어떤 날은 정말 아무 일도 아닌데 괜히 기분만 다운됐었다는 걸, 어떤 날은 누군가에게 굉장히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사실 그 속엔 서운한 감정도 함께 있었다는 걸…. 쌓여있던 생각과 감정에 귀 기울인 뒤에야 발견한 감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수시로 내 감정의 표정을 관찰하는 연습을 합니다. 생각지 못한 상황에 언짢은 마음이 들지는 않았는지, 누군가 내 불편한 마음을 알아채길 바라고 있진 않은지.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내 눈치를 살피는 거죠.
우리는 늘 타인을 이해하려고 애씁니다. 하지만 그만큼 나를 이해하려 애써본 적은 얼마나 될까요? 명상은 고요히 내 감정의 표정을 관찰하는 일이었습니다. 이 조용한 배려를 통해서야 비로소 내가 나에게도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겠더라고요.
오늘도 누군가의 기분을 맞추느라 내 마음을 놓치고 있진 않나요? 명상을 통해 당신이 당신에게 따뜻해지기를 바랍니다. 지금 이 순간, 가장 신경 써야 할 사람은 바로 ‘당신’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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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컨셉진
저자, 출판사 : 라이프 팩토리
크기 : A6
쪽수 : 290
제품구성 : 종이책
출간일 : 2012.08
ISBN 2288-8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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